미니 밥솥 넉 달 써본 후기
미니 밥솥 산 지 넉 달 좀 넘었다. 원래 자취방에 있던 밥솥이 3인용짜리라 원룸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음. 혼자 사는데 저 정도 크기가 필요한가 싶어서 미니로 바꿨음. 결론부터 말하면 잘 샀다 싶은 날이 더 많은데, 오늘 아침처럼 짜증나는 순간도 있긴 있음.
얘기가 좀 샌다. 오늘 늦잠 자서 아침을 걸렀음. 알람을 세 번이나 맞춰놨는데 다 끄고 잔 듯. 눈 떠보니 출근 20분 전이라 아침 먹을 시간이 없었음. 이럴 때마다 밥솥한테 좀 미안해짐. 전날 밥을 지어놓고도 못 먹고 나가는 날이 은근 있어서.
암튼 밥솥 얘기로 돌아오면, 산 이유는 단순함. 배달비 아까워서 웬만하면 해 먹는 편인데, 큰 밥솥에 밥 하면 남는 밥 처치가 곤란해서. 1~2인분 딱 맞게 짓는 게 은근 스트레스였음. 미니 사이즈는 그 문제를 그냥 해결해줌. 한 번에 한 공기 반 정도 나오는데 나 혼자 먹기엔 딱임.
취사 시간은 생각보다 빠른 편. 일반 모드로 하면 20분 안팎으로 끝나서 급할 때도 나쁘지 않음. 다만 예약 기능이 좀 아쉬움. 최소 예약 시간이 길게 잡혀 있어서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눌러도 출근 시간 안에 밥이 안 됨. 그래서 저녁에 미리 해놓고 냉장 보관했다가 데워 먹는 쪽으로 습관이 바뀜.
세척은 편한 편인데 내솥이 좀 얇다는 느낌은 있음. 코팅 벗겨질까봐 조심스럽게 씻게 됨. 설거지 거리 느는 거 극도로 싫어해서 원팬 요리만 찾는 편인데, 밥솥은 어차피 하나니까 그건 큰 불만 아님. 근데 뚜껑 틈에 밥풀 끼는 건 진짜 개귀찮음. 매번 면봉 비슷한 거 찾아서 후벼파야 함.
첫 주엔 계량 안 하고 눈대중으로 물 맞췄다가 밥이 죽처럼 된 적 있음. 눈금이 있긴 한데 미니 사이즈라 그런지 간격이 좁아서 대충 보면 헷갈림. 그 뒤로는 꼭 눈금 맞춰서 하는데 그래도 가끔 질척함.
헬스하는 날은 특히 밥 양 맞추는 게 중요한데, 단백질 위주로 먹으려다 보니 밥은 적당히만 먹는 편이라 이 사이즈가 오히려 맞음. 큰 밥솥이었으면 냉동밥 얼려놓고 매번 꺼내 먹었을 텐데 그거 귀찮아서 안 함 ㅋㅋ.
가격 대비로 보면 만족스러운 편. 전기세도 크게 신경 안 쓰이는 수준이고 인덕션 1구짜리 좁은 주방에서 자리도 별로 안 차지함. 다만 보온 기능은 오래 켜두면 밥이 좀 마르는 느낌이라 몇 시간 이상은 잘 안 씀. 그 정도 쓰다 보면 대충 감이 옴.
아 그리고 뚜껑 여는 버튼이 처음엔 뻑뻑해서 고장난 줄 알았음. 며칠 쓰니까 부드러워짐. 그런 것도 있구나 싶었음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