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혼밥로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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복숭아 사러 갔다가 아이스크림까지 들고 옴

복숭아 사러 갔다가 아이스크림까지 들고 옴

동네 마트가 리모델링 들어갔음. 평소엔 퇴근길에 거기 들러서 한두 끼 분량만 사 오는데 셔터 내려가 있으니 은근 불편함. 원룸 냉장고가 작아서 많이 쟁일 수도 없고, 멀리 장 보러 가자니 밖에 나가는 순간 땀이 남. 결국 동네를 한 바퀴 더 돌았음.

오늘 목표는 복숭아였음. 8월이면 복숭아가 여름 대표 제철 과일로 소개될 때라 그런지 그냥 한 번은 사야 될 것 같았음. 이런 거에 계절 챙기는 타입은 아닌데 더워서 불 쓰기 싫은 날엔 씻어서 바로 먹을 수 있다는 게 큼. 8월 제철 복숭아 이야기도 장바구니 들고 나서야 봤음. 순서가 좀 반대임.

많이 사면 단가 생각부터 하게 되는데 혼자 먹는 입장에선 남기는 게 더 손해임. 복숭아 앞에서 몇 번 들었다 놨다 했음. 제철이라고 가격이 막 싸게 느껴지는 것도 아니었음. 그래도 배달 한 번 시키고 남는 용기 치우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서 먹을 만큼만 골랐음. 냉장고 작은데 욕심내서 담아봐야 며칠 뒤에 후회함.

사 온 건 일단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저녁에 하나 꺼냈음. 차가우니까 첫 입은 꽤 좋았음. 인덕션 안 켜도 되고 접시 하나만 쓰면 끝이라 개편함. 주 2~3회 헬스 가면서 단백질 챙긴다고 혼밥을 괜히 복잡하게 만든 날도 많은데, 오늘은 그런 계산을 할 기운이 없었음. 배달 앱 켜면 메뉴보다 배달비부터 보게 돼서 그것도 바로 닫았음.

복숭아의 아쉬운 점도 바로 나왔음. 먹을 때 즙이 손으로 흐르고 껍질까지 치우면 생각보다 싱크대가 깨끗하게 끝나진 않음. 몇 개를 한꺼번에 사면 눌리지 않게 둘 자리도 애매함. 작은 냉장고 안에서 물건 하나 옮길 때마다 다른 게 튀어나오는 구조라 과일 자리 만드는 데 더 오래 걸렸음. 그래도 불 앞에 서 있는 것보단 나았음.

평소 같으면 한 끼가 안 된다는 이유로 과일을 뒤로 미뤘을 텐데 이날은 반대였음. 밥다운 밥을 차리려면 인덕션 1구 앞에서 순서를 기다려야 함. 냄비 하나 올리면 다른 건 끝날 때까지 자리도 없음. 먹는 시간보다 조리대 닦는 시간이 길어지는 날도 있어서 더울 땐 시작 자체가 귀찮음. 복숭아 하나로 저녁을 끝낼 생각은 아니었는데, 일단 배고픈 기분을 눌러놓기엔 충분했음.

문제는 돌아오는 길에 GS25를 지나쳤다는 거임. 8월 아이스크림 2+1 목록에 퐁당쇼콜라 아이스바랑 끌레도르 헤이즐넛초코가 들어가 있길래 행사 목록만 확인하고 들어갔음. 복숭아만 사겠다는 계획은 이미 마트 셔터 앞에서 끝난 듯.

2+1은 하나를 아끼는 기분보다 세 개를 보관해야 한다는 현실이 먼저 옴. 냉동실 문 열자마자 자리 없어서 잠깐 멈췄음. 결국 안쪽에 있던 것들 앞으로 당기고 아이스크림 넣었는데 문이 잘 안 닫혀서 다시 정리함 ㅋㅋ 계산할 때는 괜찮았는데 집에 오니까 왜 세 개나 샀나 싶었음.

그래도 더운 날 집에 들어와 바로 꺼내 먹을 게 있다는 건 좋았음. 퐁당쇼콜라 아이스바랑 끌레도르 헤이즐넛초코 중 뭘 먼저 먹을지는 못 정했음. 복숭아가 아직 남아 있으니 오늘은 과일부터 처리하는 쪽이 맞긴 함. 냉장고 문 열어 놓고 한참 고민하다가 전기 아까워서 일단 닫았음.